▲ ‘승부조작’ 제명 선수까지...축구인 100명 ‘징계 사면’ 논란 ▲
축구팬들 분노
대한축구협회(KFA)가 징계 중이던 축구인 100명에 대해 ‘사면’ 조치를 의결해 논란이 일었다. 절반가량은 한국축구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던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 가담자들이다. 당시 “암적 존재는 도려내야 한다”며 고개를 숙였던 프로축구연맹 총재는 정몽규 현 KFA 회장이다.
KFA는 3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열고 축구인 100명에 대해 사면 조치를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사면 대상자는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를 받고 있던 전·현직 선수와 지도자, 심판, 단체 임원 등이다. 특히 대상자 중에는 지난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으로 제명됐던 48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축구팬들의 공분을 샀다.
KFA 측은 “지난해 달성한 월드텁 10회 연속 진출과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자축하고, 축구계의 화합과 새 출발을 위해 사면을 건의한 일선 현장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며 “오랜 기간 자숙하며 충분히 반성했다고 판단되는 축구인들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부여하는 취지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축구팬들은 물론 축구 관계자들 대다수는 KFA의 이해하기 힘든 결정에 분노했다. 승부조작 제명자 사면 배경으로 월드컵 16강 진출을 들먹이는 것부터 불쾌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여론은 매우 부정적이었다. 결국 KFA는 사면 조치를 철회했다.
이영표·이동국, 승부조작 사면에 사과...사퇴
이번 사면안을 의결한 이사회 구성원들은 정몽규 KFA 회장을 제외하고 총사퇴했다. 이영표, 이동국 부회장과 조원희 사회공헌위원장이 승부조작 연루 등의 사유로 징계 중인 축구인들에 대한 협회의 ‘기습’ 사면과 철회 조치에 고개를 숙이고 사퇴를 선택했다.
이영표는 4월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지난주 축구협회의 징계 사면 관련 이사회 통과를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부회장직에서 물러난다”라고 밝혔다. 이동국 부회장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축구를 사랑하시는 팬분들, 동료 선후배들, 그리고 관계자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밖에 축구협회 사회공헌위원장을 맡아온 조원희 역시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사퇴를 알렸다. 조원희 위원장은 “축구협회 이사회에서 번복한 사면 건과 관련해 축구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 드린 점을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했다.
정몽규 KFA 회장은 사면안 의결에 책임이 있는 이사회 구성원 중 유일하게 사퇴하지 않았다. 정회장은 이번 논란으로 KFA를 폐쇄적인 환경에서 독단적으로 운영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 한국 4대 프로 스포츠(리그)
▲ 야구 (KBO 리그)
▲ 축구 (K리그)
▲ 농구 (KBL)
▲ 배구 (V리그)
■ 2011년 K리그 승부조작 사건
2011년 인천 유나이티드 소속 선수 윤기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으로 촉발된 K리그 승부조작 스캔들을 말한다. 2011년 5월 창원지검에서 K리그 승부조작과 관련한 최초의 조사가 시작되었고 당시 광주 FC 골키퍼 성경모와 상주 상무 피닉스 공격수 김동현이 구속되면서 축구계는 충격에 빠졌다.
이후 대전과 광주를 포함한 몇몇 팀에서 수많은 선수들이 조직적으로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는 승부조작 대책의 방안으로 2013년부터 본격적인 승강제를 실시함을 발표했다.
-애드윌 시사상식 20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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