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프 코리안(Roof Korean)

▲ 뉴욕 지하철에서 10대들이 아시아계 가족 모욕·폭행 ▲

 

미국 뉴욕 지하철에서 10대 소녀들이 아시아계 승객을 공격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미 CBS 뉴욕 방송과 NBC 방송은 8월 8일(현지시간) 뉴욕 경찰이 8월 6일 지하철 내 아시아 승객에게 폭력을 행사한 흑인 소녀를 수배했다고 보도했다.

뉴욕 경찰과 피해자 인터뷰 등에 따르면 아시아계 가족은 11세 쌍둥이 딸을 동반한 상태로 네바다주에서 뉴욕을 방문했다. 이들은 미국 시민권자이며 부인은 한국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50대 부인 수 영은 열차 건너편 좌석에서 10대 소녀 3명이 가족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크게 웃자 그들의 행동을 따라 했다고 한다. 이후 소녀들은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라고 악담을 퍼부었다.거친 표현이 이어지자 남편이 나서 자제를 당부했지만 이들은 더 공격적인 태도로 위협했고 같은 차량에 탑승한 승객 조애나 린이 휴대전화로 이 상황을 녹화하자 10대 소녀 중 한 명이 린에게 달려들어 넘어뜨린 뒤 주먹을 날렸다. 영이 린을 보호하기 위해 뛰어들자 10대 소녀는 영에게도 폭력을 행사했다. 그는 안경이 부서지고 머리카락이 뽑혔다고 NBC 방송에 설명했다.

폭행은 지하철이 다음 역에 정차할 때까지 계속 됐다고 알려졌다. 지하철이 정차하자 다른 승객들이 피해자 보호를 위해 하차를 도왔다. 뉴욕 경찰은 이번 사건을 인종 차별에 기반한 혐오범죄(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이나 혐오, 비하, 적대감, 증오 등을 동기로 하는 범죄)로 보고 가해자를 찾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에서는 여전히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범죄가 빈발하고 있다. 특히 뉴욕 지하철역에서 아시아계에 대한 공격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이번 사건이 인종에 대한 적대감 때문이라기보다는 ‘아시아계는 대립을 회피한다’는 고정관념을 가진 소녀들이 가족을 손쉬운 범죄 대상으로 봤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 루프 코리안(Roof Korean)

루프 코리안은 루프탑(Rooftop) 코리안이라고도 하며 1992년 미국 LA 흑인 폭동 당시 코리아 타운에서 무기를 들고 옥상으로 올라가 자기 가게를 지켰던 한국 교민들을 일컫는 말이다.

월남전 참전자, 예비군들의 주도로 군대처럼 움직인 이들은 당시 공권력 공백 상태에서 폭도들로부터 자경단을 조직해 총기로 무장하고 코리아타운을 지켰다. 루프 코리안은 총기 소지를 주장하는 미국 우파 세력들이 2010년대 이후 미국 내에서 폭동이 일어날 때 인터넷 밈으로 활용하여 주목받기도 했다.

-애드윌 시사상식 202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