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란드 민주화 이후 최대 규모 반정부 시위 ▲
수도 바르샤바를 비롯한 폴란드 주요 도시에서 1989년 민주화 이후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인플레이션 등 생활고 문제와 성소수자를 탄압하는 극우 포퓰리즘 집권당에 대한 분노가 분출됐다. 6월 4일(현지시간) 바르샤바에서는 냉전 체제 이후인 1989년 6월에 치러진 폴란드의 첫 자유선거 34주년을 맞아 야권 정치인들과 지지자들, 시민들이 참여한 대규모 거리 행진이 열렸다.
시위 참가자들은 “자유, 유럽의 폴란드”, “유럽연합(EU)은 ‘예스’, 법과정의당(PiS)은 ‘노’”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행진했다. 법과정의당은 2015년부터 집권 중인 폴란드 극우 포퓰리즘 성향 정당이다. 이외에 크라쿠프와 슈체친 등 다른 주요 도시들에서도 시위가 열렸다.
이날 시위에는 폴란드 민주화의 상징적 인물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레흐 바웬사 전 대통령도 참여했다. 바웬사 전 대통령은 1989년 첫 자유선거에서 노조연대를 이끌며 압도적인 승리를 거둬 폴란드 공산당 정권을 무너뜨린 인물이다. 그는 정계에서 은퇴한 후 한동안 정치와 거리를 둬 왔다.
영국 BBC는 이날 시위의 배경으로 인플레이션, 생활고뿐 아니라 임신중단을 금지하고 LGBT(성소수자)의 권리를 탄압하는 등 법과정의당 집권 후 갈수록 우경화되고 있는 폴란드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법과정의당은 최근 ‘러시아 영향 공직자 퇴출’ 법안을 내놔 논란을 빚었다. 이 법안은 러시아의 영향력 아래 행동한 사실이 확인된 공직자에 대해 최대 10년간 공적자금 및 보안 인가 관련 업무 종사를 금지하는 내용으로, 사실상 안제이 두다 대통령의 정적(政敵)인 도날트 투스크 전 총리를 겨냥한 것이라는 뜻에서 ‘투스크법’이라고도 불린다.
안제이 두다 대통령은 이 법안에 대해 국내 비판이 쏟아지고 미국 국무부까지 5월 29일 “적법한 절차 없이 야당 정치인의 입후보를 맞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내자 지난 6월 2일 수정안을 제출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레흐 바웬사(Lech Walesa, 1943~)
레흐 바웬사는 폴란드의 노동 운동가 출신 전 대통령이다. 1967년 바웬사는 그단스크의 엘리트 해군 기술 학교를 졸업하고 조선소의 전기 기술자로 일했다. 1970년 정부가 임금인상 요구를 거부한 데 항의해 일어난 노동자 파업에 참여했다. 이 파업은 정부의 탄압으로 무참히 진압됐고, 바웬사는 이 과정에서 체포되어 1년 동안 투옥됐다.
바웬사는 1976년 출소한 후 다시 조선소로 돌아갔지만, 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해 계속해서 투쟁했다. 그는 노동자들을 조직하여 1980년 8월 노동자 파업을 일으켰다. 이 파업은 성공하여, 바웬사가 이끄는 연대가 결성됐다. 연대는 폴란드의 공산 정권에 대항하는 민주화 운동의 중심이 되었고, 바웬사는 1983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바웬사는 1989년 자유 선거에서 폴란드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1990년부터 1995년까지 대통령으로 재임하면서, 폴란드의 민주화와 시장 경제로의 이행을 이끌었다. 그는 1995년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후 정치에서 은퇴했지만, 폴란드 민주주의의 상징적 인물로 남아 있다.
-애드윌 시사상식 20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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