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 반역이나 내란 등에 최대 종신형 선고 ◀
▶ 「기본법 제23조」 입법화 ◀
홍콩 의회 격인 입법회가 3월 19일 전체회의를 열고 홍콩 반정부 세력에 대한 통제를 대폭 강화하는 「국가안보수호조례」를 의원 89명 만장일치로 통과시켜 홍콩판 국가보안법인 「기본법 제23조」를 입법화했다. 기본법 23조는 2020년 중국 정부가 제정한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보완하기 위해 홍콩 정부가 자체적으로 만든 국가 보안 관련법이다.
홍콩 정부는 지난 2003년 국가보안법 제정을 추진했으나 5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반대 시위에 나서는 등 강력한 저항에 부딪히며 포기한 바 있다. 하지만 2019년 송환법 반대를 계기로 대규모 민주화 시위가 일어나자 중국은 이듬해인 2020년 직접 국가보안법 제정에 나서 홍콩의 반정부 활동에 제동을 걸었다. 그리고 해당 법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자 홍콩 정부에 보완 입법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이 과정에서 2017년 홍콩 행정장관이 된 강경 친중 성향의 캐리 람이 23조 법 제정 여론 조성에 앞장섰고, 2022년 취임한 존 리 행정장관이 이번에 통과시킨 것이다.
「기본법 제23조」 주요 내용
기본법 23조 국가 분열과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39개의 안보 범죄 규정 및 처벌 조항을 담고 있다. 특히 외국 세력과 공모해 특정 범죄를 저지르는 데 대해서는 더욱 무거운 처벌을 내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외부 세력에는 외국 정부와 정당, 국제기구, 경영진이 외국 정부 희망에 따라 행동할 의무가 있는 기업 등 광범위한 대상이 포함된다. 우선 반역․내란․외부 세력과의 결탁을 통한 공공 기반시설 파괴 때는 종신형 선고가 가능하도록 했으며, 간첩 행위에는 최대 20년형을 부과하도록 했다. 또 외부 세력과 협력해 정부 정책, 입법부, 법원, 선거 등에 개입할 경우 최대 14년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주민들이 외국 세력과 공모해 특정 범죄를 저지를 경우 독립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것보다 더 엄중하게 처벌할 수 있게 했다. 예컨대 국가 안보를 위협할 목적으로 공공 기반시설을 파괴할 경우 최대 20년형에 처해지지만 외부 세력과 연계됐을 경우에는 종신형 선고가 가능하다.
여기에 주민들이 반역․외부 세력과의 공모 행위를 알게 될 경우 합리적으로 실행 가능한 한 빨리 경찰에 신고해야 하며, 이를 어길 시에는 최대 14년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해당 법은 경찰권을 대폭 강화했는데, 홍콩 경찰은 혐의가 특정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시민을 최대 16일간 구금할 수 있다.
법 제정에 따른 향후 전망
이번 법 통과로 홍콩 내 반체제 활동 탄압이 한층 더 가혹해지며 홍콩의 중국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홍콩 시민들은 지난 2003년 약 50만 명이 참여한 전 국민적 시위를 통해 국가보안법 제정을 막았으나, 이번에는 최근 몇 년간 계속된 중국 정부의 탄압으로 민주 세력이 사실상 전멸하면서 동력을 잃었다. 중국은 1997년 영국으로부터 홍콩을 반환받은 이후 50년간 「일국양제(一國兩制)」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했으나 2019년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가 발생한 뒤부터는 일국양제를 사실상 파기하고 노골적인 홍콩의 중국화를 진행해 왔다. 여기에 홍콩판 국가보안법이 시행되면 홍콩이 지닌 아시아 금융허브 위상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홍콩은 1970년대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본격적으로 금융산업을 육성하며 미국 뉴욕, 영국 런던과 함께 세계적인 금융중심지로 성장했다. 하지만 2020년 들어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제정해 홍콩에 과도하게 개입하기 시작한 데다, 미국이 1992년부터 실시해 온 「홍콩정책법」(관세와 투자, 비자 발급 등에서 중국 본토와 다른 특별대우를 홍콩에 제공) 폐지까지 맞물리면서 그동안 쌓아온 홍콩의 위상은 급격히 흔들려 왔다.
■ 홍콩보안법(홍콩 국가보안법)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처리돼 2020년 7월 1일부터 시행된 법으로, 홍콩 내 반(反)정부 활동을 처벌할 수 있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구체적으로 ▷국가 분열 ▷국가 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의 4가지 범죄를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 일국양제(一國兩制)
하나의 국가에 두 개의 체제를 허용한다는 뜻으로, 자본주의 체제와 사회주의 체제를 공존시키는 방식이다. 중국은 1997년 영국에 식민지로 빼앗겼던 홍콩을 반환받으면서 홍콩을 특별행정구로 지정, 오는 2047년까지 외교와 국방을 제외하고 정치․경제․사법 등의 분야에서 고도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일국양제 원칙에 합의한 바 있다.
-박문각 시사상식 2024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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