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리고진 반란’, 푸틴 체제 종말 신호탄되나 ▲
바그너 그룹, 모스크바 코앞까지 진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렸던, 러시아의 민간군사 기업 바그너 그룹의 설립자이자 대표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6월 24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바그너 그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참전했지만 보급과 작전 지휘 문제로 러시아 군부와 갈등을 겪었다.
프리고진은 범죄자 출신으로 1980년 복역을 마치고 핫도그 장사로 시작해 외식 사업을 했고 푸틴 대통령의 눈에 띄며 그의 ‘사냥개’가 됐다. 그는 러시아와 관련된 수많은 국제 분쟁에 직접 개입해 전쟁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2023년에 미국에 의해 공개 수배됐고 EU(유럽연합)에서는 경제제재 대상자가 됐다.
쿠데타 발생 당일 프리고진은 러시아 국방부의 병사들이 자신의 진지를 포격해 2000명의 용병이 사망했다고 주장하며 러시아 국방부 지도부에 복수하겠다고 선포했다. 프리고진은 바그너 그룹을 이끌고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불과 200km 남겨진 곳까지 진격했다.
그러나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센코 대통령이 중재하며 프리고진은 벨라루스로 망명하는 조건으로 군을 철수했다. 히틀러도 뚫지 못한 러시아의 심장 모스크바가 용병 기업의 무장 반란에 뚫릴 뻔했다. 이 때문에 러시아군이 사태 초기 큰 저항 없이 프리고진의 부대를 사실상 받아들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쿠데타는 일단락 됐지만 푸틴은 이번 일로 정치적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푸틴 체제 끝났다”는 분석도
이번 사태로 2000년 이후 23년 동안 철통처럼 유지돼 온 푸틴 체제가 종말을 맞을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관측이 잇따라 나왔다. 2000년 5월 집권한 푸틴은, 연임 제한 규정에 걸려 ‘실세 총리’로 막후 실력을 행사한 2008~2012년을 포함해 지금까지 러시아의 절대 권력자로 군림해 왔다. 개헌을 통해 연임 제한 규정까지 뜯어고쳤다. 이에 따라 푸틴은 2024년 3월 대선에 출마해 최소 2036년까지 권좌에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이번 반란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영국 BBC와 독일 도이체벨레 등에서 러시아 전문 기자로 활동한 콘스탄틴 에거트는 미국 자유 유럽방송 인터뷰에서 “푸틴 체제는 끝났다 ‘며 ”이번 사건은 푸틴이 자신의 체제에 대해 갖고 있던 장악력뿐 아니라 전쟁(우크라이나 침공) 수행 능력도 현저하게 약화시켰다 “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가 푸틴 체제의 즉각적인 종말로 이어지지는 않더라도, 러시아 연방 체제의 원심력을 가속해 푸틴 체제의 붕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러시아, 전쟁으로 ’ 인구절벽‘ 치명타
서방 정보 당국은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러시아가 병력 유지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청장년층 남성 상당수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되면서 인구가 급격히 감소할 전망이다.
러시아는 2차 세계대전 당시 1억 명 남짓했던 인구 중 무려 2000만 명 이상이 사망해 막대한 인적 공백을 겪었다. 이후 가까스로 회복세를 보이다가 1991년 구소련 붕괴로 정치·경제 혼란 속에 인구절벽을 겪었다. 현재 199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사이 태어난 사람이 가장 적은 이유로 여기서 기인한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에서는 거의 100만 명 가까운 성인 남성이 하루아침에 생산현장에서 증발했다. 추가로 징집이 이뤄지면 군수물자 생산 공장도 돌리기 어려워질 형편이다.
-애드윌 시사상식 20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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