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억에 제작한 ‘거제 거북선’ 결국 폐기 ▲
경남도가 12년 전 약 16억 원을 들여 제작해 거제시에 인계한 ‘1592년 거북선’이 결국 폐기물로 소각처리됐다. 거제시는 ‘1592년 거북선’을 일반입찰에서 154만 원에 낙찰받았던 A 씨가 인수포기 의사를 밝힘에 따라 이를 폐기처분하기로 결정했다고 6월 27일 밝혔다. 교육자 출신인 A 씨는 관련 시설에 기부할 생각으로 5월 16일 낙찰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무로 만든 거북선은 길이 16.5m, 높이 6.06m, 폭 6.87m, 무게 120여 톤이다. 몸체 대부분이 썩어 손가락으로 찌르면 스펀지처럼 푹 들어갈 정도였다. 뒤쪽 상당 부분은 부서져 내렸다. 이동·관리가 힘들어 거북선을 기부받겠다는 곳이 없자 A 씨는 전시된 조선해양문화관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자신의 사유지로 옮기려 했다. 그러자 이조차도 파손 우려와 수천만원의 운송비용이 예상돼 결국 인수를 포기했다.
거제시는 태풍이 오기 전인 7월 19일까지 거북선을 폐기하기 위해 이른 시일 안에 업체를 선정, 목재는 폐기물로 처리하고 철재는 고물로 매각하기로 했다. 혈세 16억원이 154만 원으로, 154만 원이 고물로 전락했다. 거제 거북선은 폐기 절차를 거쳐 7월 12일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문제의 거북선은 경남도가 2011년 김태호 전 지사 때 ‘이순신 프로젝트’의 하나로 만든 것이다. 당시 경남도는 전문가 고증을 거쳐 1592년 임진왜란 당시 남해를 누비며 일본군을 물리친 거북선을 원형 그대로 복원했다고 강조했다. 이름도 ‘1592년 거북선’으로 지었다.
애초 국내산 최고급 금강송으로 만들기로 했으나 미국산 소나무를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업체 대표가 구속되는 등 태생부터 부실 논란이 있었다. 제작비는 16억4500만원이 들었다.
이 거북선은 2011년 6월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리 해양문화관 앞바다에 전시할 계획이었지만 배 안으로 바닷물이 스며들고 흔들림이 심해서 2012년 7월 31일 육상으로 끌어올렸다. 2013년 2월 거제시가 인수했으나 방부처리 등이 부실해 목재가 썩고 뒤틀려 2022년까지 보수하는 데만 1억5000여만원이 들었다.
거제시는 2019년 수리를 위한 실시설계 결과 당장 3억원이 넘게 들고 해마다 수리를 계속해야 한다는 진단이 내려짐에 따라 경매에 부쳐 낙찰자가 없으면 폐기하기로 했다. 1억1750만원으로 평가된 거북선은 7회 유찰되며 가치가 폭락했고 마지막 입찰에서 A 씨가 이순신 장군 음력 탄신일인 1545년 3월 8일에 맞춰 적어낸 154만 5380원으로 낙찰받았다.
■ 금강송(金剛松)
금강송이란 금강산에서부터 경북 울진, 봉화와 영덕, 청송 일부에 걸쳐 자라는 소나무를 말한다. 금강산의 이름을 따서 이름이 붙었으며 지역에 따라 춘양목·황장목·안목송 등으로 다양하게 불린다. 금강송은 결이 곱고 단단하며 켠 뒤에도 크게 굽거나 트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잘 썩지도 않아 예부터 소나무중에서 최고로 쳤다.
경북 울진 금강송면 소광리는 국내 최대의 금강송 군락지다. 500년이 넘은 보호수 2그루와 수령 350년으로 곧게 뻗은 미인송 등 1000만 그루 이상의 소나무가 자생하고 있다. 조선 숙종 때는 금강송을 함부로 베어내지 못하도록 봉상(封山)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 이순신 장군 3대 해전
● 한산도해전 : 1592년 한산도(경상남도) 앞바다에서 뛰어난 전술로 왜군을 크게 무찌른 전투
● 명량해전 : 1597년 조선 수군이 명량(전라남도 진도와 육지 사이의 해협)에서 13척의 배로 133척을 격침한 전투
● 노량해전 : 정유재란 당시 1598년 노량(경상남도) 앞바다에서 조선 수군과 일본 수군이 벌인 마지막 해전
-애드윌 시사상식 20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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