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갤럭시 ‘자가수리’ 국내 도입 ▲
삼성전자가 국내 소비자에게도 갤럭시 스마트폰 등의 자가수리 방법을 공개하고 서비스센터를 통해 정품 부품을 공급하기로 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수리할 권리’를 보장하라는 요구가 높아지면서 ‘자가수리 프로그램’을 국내로 확대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부품·수리 도구·설명서·동영상 등으로 구성된 ‘자가수리 프로그램’을 국내에 도입한다고 5월 30일 밝혔다. 우선 갤럭시 S20·S21·S22 시리즈와 노트북(갤럭시북 프로 15.6인치)·고선명(HD) TV 일부 제품이 대상이다.
먼저 갤럭시폰은 이날부터 디스플레이, 후면 커버, 충전 단자 등 3개 부품에 대한 자가수리를 지원한다. 자가수리를 원하는 소비자들은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홈페이지에서 해당 부품을 구입하고 수리 설명서 등을 내려받으면 된다. 발열팩·흡착기·드라이버 등으로 구성된 수리도구도 판매한다.
부품 교체 후 ‘삼성 멤버스 앱’의 자가진단 기능을 통해 수리 결과 이상 유무도 확인할 수 있다. 노트북은 터치패드와 배터리, 지문인식 전원 버튼, 상·하판 케이스 등 총 7개 부품이 자가수리 대상에 포함된다. HD TV는 디스플레이 패널을 교체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1년 7월 ‘소비자의 자체 수리’ 등을 보장하는 내용의 ‘미국 경제의 경쟁 촉진을 위한 행정명령’을 내리자 이듬해 8월 미국에 한해 자가수리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후 미국 내 자가수리 지원 모델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도 자가수리 대상이 순차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과 달리 서비스센터가 많은 국내에서 이 같은 자가수리 프로그램이 얼마나 확산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가수리에 더 많은 비용이 들기도 한다. 예컨대 갤럭시 S22 모델의 디스플레이를 직접 교체한다면 디스플레이와 배터리가 합쳐진 일체형 부품을 17만 2000원에 구입해야 한다. 반면 서비스센터를 이용한다면 공임을 포함해 14만 7000원에 디스플레이를 교체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의 수리할 권리를 확대하려면 제조사들이 제품 설계 단계부터 수리 자체가 쉽도록 디자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 EU는 제조사가 수리 용이성까지 고려해 스마트폰을 디자인하도록 하는 ‘에코디자인 규정’(ESPR, Ecodesign for the Sustainable Products Regulation)을 마련하고 법제화를 추진 중이다.
국내에서도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2021년 제조사들의 부품 공급 기한을 현행 4년에서 5년 이상으로 늘리고 제품 설계 단계부터 수리 용이성을 고려하도록 하는 내용의 ‘수리할 권리에 관한 법률’을 발의했다. 다만 이 법안은 1년 6개월째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 수리할 권리(right to repair)
수리할 권리는 전자제품이 고장 났을 때 손쉽게 수리를 받을 수 있는 권리로 EU 의회가 2020년 11월 이를 보장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에는 EU 내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 세탁기, 냉장고, TV 등 전자기기들의 부품을 사설업체에서도 살 수 있도록 강제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수리점은 최소 10년 동안 제품 수리가 가능하도록 전자제품 부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도 2022년 7월부터 수리할 권리를 보장하는 법을 시행한다.
이에 맞춰 2022년 출시된 애플 아이폰 14는 아이폰 7 이후 가장 수리하기 쉬운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가장 흔하게 수리하는 부품들을 더 쉽게 교체할 수 있게 바뀌었다는 것이다. 미국에선 2022년부터 ‘셀프 수리’가 가능해졌고 애플도 이를 여러 국가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2022년 9월 21일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아이폰 14는 디스플레이, 뒷유리, 배터리 등은 나사 2개만 풀면 모두 교체할 수 있도록 내부 구조가 재설계됐다. 애플 스토어와 수리 업체 직원들은 물론 소비자들도 쉽게 부품을 교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애드윌 시사상식 20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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