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작개표 의혹의 마두로, 세 번째 임기 시작 ◀
지난해 7월 대통령선거에서 3선에 성공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세 번째 임기가 시작된 1월 10일 전후 베네수엘라 안팎으로 긴장감이 높아졌다. 개표조작으로 결과가 바뀌었다고 주장하는 야권의 시위에 정부는 무차별적 체포로 대응했고, 이에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비난도 이어졌다.
취임 앞두고 야권 재야인사 줄줄이 납치ㆍ체포
마두로 대통령이 취임식을 하루 앞둔 9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에서 야권 지지자들이 수도 카라카스 도심 반정부시위를 열고 ‘마두로 대통령 3연임 반대 거리행진’을 벌였다. 이날 시위는 베네수엘라 야당과 시민단체에서 주관했고, 당국의 체포 우려로 지난해 7월 28일 대선 이후 은신 중이었던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지지자를 독려했다.
'베네수엘라 철의 여인'이라는 별칭이 있는 마차도는 당국으로부터 피선거권을 박탈당한 이후 에드문도 곤살레스 전 대선후보를 '대통령 당선인'이라고 강조하며 지지층을 결집해온 인물이다. 그런데 이날 집회 이후 당국에 의해 일시 체포됐다가 풀려났다고 베네수엘라 야권이 주장했다. 강압적으로 납치됐고, 여러 개의 동영상을 강제로 녹화한 뒤에야 자유를 되찾았다고 마차도 소속정당은 밝혔다. 그러나 당국은 '가짜뉴스'라고 선을 그었다.
이보다 앞선 7일에는 야권에서 진정한 당선인이라고 주장하며 현재 해외에서 활동 중인 곤잘레스가 자신의 사위가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가던 중 납치됐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중도좌파 야당인 인민의지당은 마두로정권에 의해 최소 19명이 구금됐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정치인 엔리케 마르케스와 언론자유 비정부기구인 에스파시오 푸블리코의 대표인 카를로스 코레아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국가, 두 대통령' 사태 재현되나?
반면 베네수엘라정부는 반군이 외국정부와 협력하여 태업과 테러행위를 계획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마두로 대통령은 7일 한 명은 미국 연방수사국(FBI) 고위간부, 한 명은 군 관계자인 미국인 2명, 우크라이나인 3명, 콜롬비아인 2명을 구금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거 이후 전국시위에서 약 2,000명이 체포됐는데, 그중 1,515명을 석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9일 반정부시위에는 미리 도심 주변에 군ㆍ경을 대거 배치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했으며, 콜렉티보(Colectivos)도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해 7월 28일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야권은 전체 투표함의 약 40%의 개표결과를 입수해 분석한 것을 토대로 곤살레스의 압승을 주장한 반면 선거 당국과 베네수엘라 최고법원은 자세한 집계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채 마두로의 승리를 선언한, 즉 군ㆍ경ㆍ검찰 및 여대야소의 국회를 이용한 정권의 철권통치가 이어지면서 예상된 상황이었다. 여기에 11월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가 개표불공정성 논란으로 얼룩진 베네수엘라 대선과 관련해 "야권의 에드문도 곤살레스 후보가 선거 승자"라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양측의 대결은 더욱 첨예해졌다.
결국 당국의 체포 위협을 피해 스페인으로 망명한 곤살레스가 최근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등 남미국가들을 순방하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확인하고 "베네수엘라로 돌아가 대통령 임기를 시작하겠다"고 공언함에 따라 2019년 정부를 등에 업은 마두로와 국회와 미국 등의 지지를 받은 후안 과이도가 서로 자신을 대통령임을 내세웠던 '한 국가, 두 대통령' 사태도 재현될 가능성도 커졌다.
▒ 콜렉티보
빈곤지역에서 활동하는 비정규 무장단체(준군사단체)를 총칭하는 용어다. 일종의 자경단으로 중화기로 무장하고 있으며, 차베스 전 대통령의 집권기에 공공연하게 정부의 지원을 받으면서 강력해졌다. 베네수엘라 집권당인 통합사회당(United Socialist Party)과 마두로정권을 지지하며 반정부시위가 있을 때 '정부 집행자(정치깡패)' 역할을 하고 있다. 2019년 야당이 주도한 베네수엘라국회는 이들 집단의 '폭력, 준군사적 활동, 협작, 살인 및 기타 범죄'를 이유로 콜렉티보들을 테러단체로 지정했다.
2025-시대에듀 이슈시사상식-
'이모저모 시사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문 (4) | 2025.06.23 |
---|---|
경찰, '근태 논란' 송민호 입건 … 병역법 위반 조사 (15) | 2025.06.18 |
이란의 핵 프로그램 (2) | 2025.06.18 |
동덕여대 점거시위 일단락됐지만…‘래커칠’ 책임 등 갈등 불씨 (2) | 2025.06.18 |
스포츠 권력 향배는…‘대이변’ 체육회-‘일정연기’ 축구협회 (10) | 2025.06.1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