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리아 반군의 해방선언…내전종식ㆍ독재붕괴 ◀
12월 8일 시리아 반군이 수도 다마스쿠스를 장악한 뒤 승리를 선언하고 과도정부를 수립했다. 이로써 13년간의 내전이 끝나는 동시에 알아사드 부자의 세습 독재정권이 54년 만에 무너졌다. 그러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59)이 러시아로 도피하면서 제2내전에 대한 불씨를 남겼다.
54년 세습정권의 철권통치 막 내려
반군이 승리선언은 지난 11월 27일 북부 알레포 지역에서 정부군을 상대로 공격을 개시한 지 11일 만에 나왔다. 그 사이 반군은 시리아 제2의 도시인 알레포를 사흘 만에 장악한 데 이어 하마, 다라, 홈스 등 주요 도시들을 하나씩 점령하며 빠르게 진격해 나갔다. 반면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군은 러시아와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에 급하게 협조를 구하는 등 저지를 시도했지만, 사실상 제대로 된 저항도 못 하고 반군에게 수도까지 내려오는 길을 그대로 터주고 말았다.
이로써 반세기가 넘는 알아사드 일가의 철권통치가 사실상 막을 내렸다. ‘아사드정권’은 바샤르 현 대통령의 아버지 하페즈 알아사드에서 시작했다. 하페즈는 1963년 바트당이 일으킨 쿠데타에 가담해 권력 중심부에 등장했으며, 1966년 2차 쿠데타 참가로 국방장관 자리를 꿰찬 데 이어 1970년 11월 스스로 수괴가 돼 3차 쿠데타를 성공시켰다. 이후 국무총리라는 명목으로 집권했다가 1971년 4월에는 대통령에 직접 취임하며 정권을 탄생시켰으며, 2000년 그가 죽자 아들인 바샤르가 대통령이 돼 철권통치 기구를 물려받아 24년을 더 집권했다.
2011년 아랍의 봄 시기 자국 내에서 반정부시위가 일어나자 무력을 동원해 무자비하게 진압해 내전을 발발시켰고, 내전 중에는 고문과 독가스 사용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해 자국민을 탄압한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그러는 동안 그의 부인을 비롯한 가족과 일가친척은 시리아의 비즈니스, 은행업, 통신업, 부동산업, 해양산업을 장악해 부귀영화를 누렸다.
정부는 무능했고, 반군은 준비돼 있었다.
휴전기간을 포함해 장장 13년간 이어져 온 내전의 양상을 단 열흘 남짓 만에 뒤집을 수 있었던 데에는 정부군의 무능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최근 마약 생산 및 거래가 급증하여서 군대를 비롯한 국가기관들이 이러한 마약범죄에 깊이 연루된 것도 아사드정권의 붕괴에 일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내전과정에서 정부군에게 결정적 도움을 줬던 러시아와 헤즈볼라가 각자의 전쟁들로 여력이 없던 것이 정부군에게 치명적이었다.
반면 반군 측의 잘된 준비와 전술, 능숙한 선전전의 활용 등은 시리아정부군을 충격에 빠트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반군을 주도한 이슬람 무장세력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이 장교와 특수부대, 드론부대, 그리고 야간특공대까지 갖추고 있는 데다가 그간 반군을 도우며 아사드정권과 대립해온 튀르키예의 전폭적인 지원도 결정적이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전망이 밝은 것은 아니다. 일단 반군은 알아사드(아들)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혼란의 불시를 남겼으며, 정부군도 “테러리스트 조직과 계속 싸우겠다”며 항전의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반군 내부의 권력다툼도 예상된다. 반군은 새 정부 구성을 준비하기 위한 과도정부를 2025년 3월 1일까지 운영하기로 하고 임시총리로 무함마드 알바시르를 추대했지만, 반군에는 HTS 외에도 민주주의 세력, 쿠르드족 민병대,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등 뿌리가 다른 여러 정파가 뒤섞여 있는 데다가 그중에는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집단도 있어서 통합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서방으로서는 반군의 햄식세력인 HTS가 극단주의 이슬람주의자 단체로 국제 테러단체라는 것도 불안 요소다. 수장 아흐마드 앗샤라아는 미국이 현상금 1,000만달러를 내건 테러리스트이기도 하다. 반군의 과도정부는 모든 다양한 세력과 함께 통합 시리아정부를 구성하겠다고는 하지만, 2021년 탈레반도 이와 똑같은 말을 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제2의 탈레반이 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 2011년 아랍의 봄
2010년 12월 18일 경찰부패와 이에 대한 대처법을 놓고 불거진 튀니지 시위자들의 집단행동으로 촉발됐고, 튀니지에서의 시위가 성공하자 알제리, 요르단, 이집트, 예멘 등 주변국으로 퍼져나가 2011년 대규모로 폭발한 중동지역의 민주화시위다. 근본적으로는 아랍권 국가들 대부분이 장기독재 중인 정부의 부패, 인권유린, 빈곤과 더불어 2007~2008년 사이에 있었던 21세기 첫 세계 식량위기 등이 원인이었다. 그러나 시위의 가장 큰 목적이 민주주의 실현이 아니라 민생문제 해결에 있던 데다가 종교와 종파, 부족주의가 우선시되는 지역특성으로 인해 정치적 성과를 거두지 못 했다. 오히려 대부분의 국가에서 내전이 발발하거나 이전보다 더 강력한 독재정권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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